
이미지 출처: Pexels (pexels.com) · Pexels License — 참고로 이 친구는 이름만 빌려줬을 뿐, 이 언어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컴퓨터에 "안녕"이라고 인사를 시키려면 코드가 몇 줄 필요할까요. 오랫동안 표준이던 C 언어로는 이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include <stdio.h>
int main(void) {
printf("안녕\n");
return 0;
}
인사 한마디에 여섯 줄. 게다가 #include가 뭔지, int main이 뭔지 모르면 첫 줄부터 막힙니다. 자바로도 다섯 줄이 필요하죠. 그런데 파이썬은 이렇게 씁니다.
print("안녕")
끝입니다. 이 한 줄의 간결함이 어디서 왔고, 그 덕에 파이썬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 본격적으로 코드를 치기 전에 오늘 한 편으로 정리해 두겠습니다.
크리스마스 휴가에 태어난 언어
1989년 겨울, 네덜란드의 개발자 귀도 반 로섬(Guido van Rossum) 은 연구소가 문을 닫는 크리스마스 휴가 동안 심심풀이로 새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91년, 이 취미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하며 자신이 좋아하던 영국 코미디 쇼 「몬티 파이썬(Monty Python)」에서 이름을 따 왔습니다. 뱀은 나중에 로고가 되면서 얹힌 이미지일 뿐, 원조는 코미디입니다.

취미로 시작한 언어가 30년을 살아남아 지금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2008년에 지금 우리가 배우는 파이썬 3가 나왔고, 2020년에 구형인 파이썬 2가 공식 은퇴하면서 세대교체가 끝났습니다. 지금 어디서든 "파이썬"이라고 하면 파이썬 3을 말합니다. 이 시리즈도 당연히 파이썬 3 기준입니다.
30년을 살아남은 고집 — 읽기 쉬울 것
수많은 언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안 파이썬이 살아남은 비결은 기능이 아니라 철학입니다. 귀도 반 로섬은 처음부터 "코드는 쓰는 시간보다 읽는 시간이 길다"는 원칙으로 언어를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파이썬 코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for name in ["철수", "영희", "길동"]:
print(name + "님, 안녕하세요")
프로그래밍을 안 배웠어도 대충 읽힙니다. "명단 속 이름마다(for name in) 인사를 출력하는구나(print)." 괄호와 세미콜론 대신 들여쓰기로 구조를 표현하는 것도 같은 철학입니다 — 사람 눈에 보이는 모양과 컴퓨터가 이해하는 구조를 일치시킨 것이죠. 이 들여쓰기 규칙은 4편(조건문)에서 정면으로 다룹니다.
지금 파이썬으로 뭘 만들고 있나
읽기 쉬우니 배우기 쉽고, 배우는 사람이 많으니 재료(라이브러리)가 쌓이고, 재료가 많으니 더 많은 곳에 쓰이는 선순환이 30년 굴러간 결과 — 지금 파이썬의 활동 범위는 이렇습니다.

한 언어를 배워 두면 갈 수 있는 길이 다섯 갈래로 열립니다.
인스타그램의 서버가 파이썬으로 돌아가고, 챗봇·이미지 생성 같은 AI 개발은 사실상 파이썬이 표준입니다. 회사에서는 엑셀로 열리지 않는 큰 자료를 분석하거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쓰고, 학교와 부트캠프에서는 첫 언어로 가르칩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인기 순위(TIOBE 등)에서 수년째 최상위권을 지키는 이유입니다.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공정하게 한계도 적어 둡니다. 파이썬은 실행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읽기 쉬움을 위해 속도를 양보한 설계라, 초고속이 필요한 게임 엔진이나 운영체제 같은 것은 C·C++의 영역입니다. 휴대폰 앱도 파이썬의 주력이 아닙니다(안드로이드는 코틀린, 아이폰은 스위프트가 표준).
다만 입문자에게 이 한계는 당장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배우기 쉬운 언어로 프로그래밍의 사고방식을 익혀 두면, 다른 언어는 "같은 개념의 다른 표기"라서 훨씬 빨리 배웁니다. 첫 언어의 역할은 빠른 실행이 아니라 빠른 이해니까요.
이 시리즈에서 배우게 될 것
PYTHON1 시즌은 문법의 뼈대를 아홉 편으로 훑습니다. 설치는 끝까지 하지 않습니다 — 모든 실습은 글 속 실행창에서 바로 돌아갑니다.
| 순서 | 주제 | 한 줄 요약 |
|---|---|---|
| 2편 | 첫 코드 실행 | print로 화면에 글자 찍기, 에러 읽는 법 |
| 3편 | 변수 | 값에 이름표를 붙여 보관하기 |
| 4편 | 입력과 형변환 | 사용자에게 값을 받아 계산하기 |
| 5편 | if 조건문 | 갈림길 만들기 — 들여쓰기 문법의 정체 |
| 6편 | 리스트 | 여러 값을 한 줄로 세우기 |
| 7편 | for 반복문 | 같은 일을 여러 번 시키기 |
| 8편 | while과 무한 루프 | 멈출 조건은 내가 만든다 |
| 9편 | 함수 | 코드에 이름을 붙여 재사용하기 |
| 10편 | 총정리 | 시즌 전체를 문제로 복습 |
다음 편에서 바로 첫 코드를 실행합니다. 일부러 한 번 틀려 보는 것부터 시작하니, 에러가 무서운 분일수록 순서대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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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퀴즈
포켓코딩(PYTHON1) 1편. 다음 편: 파이썬 시작하기 —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첫 코드 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