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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손목을 보니 "500kcal 소모". 오늘은 좀 먹어도 되겠다 싶은 그 순간을 겨냥한 연구가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500은 재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계산해서 나온 숫자이고, 실제보다 15~25% 부풀려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500이라면 실제는 400에서 435 사이라는 뜻입니다.
바쁘신 분을 위한 세 줄 요약입니다.
- 애플워치·갤럭시워치·가민·핏빗 4종 모두 실험실 장비보다 칼로리를 더 많이 태웠다고 표시했습니다
- 체지방률이 높을수록 오차가 커지고, 피부톤은 영향이 없었습니다
- 시계에서 믿을 숫자는 심박수와 시간, 칼로리는 "참고값"으로 두는 게 정답입니다
이 글은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논문과 2026년 9월 2일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수치는 논문 원문 값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그림 1. 논문 원문 「Body fat, skin tone, and the accuracy of smartwatch caloric expenditure estimates」 — 이 글의 근거입니다. (출처: journals.plos.org, 2026-07-29)
어떤 연구였나요?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FIU) 연구팀이 성인 58명에게 스마트워치를 채우고 실내 자전거를 타게 했습니다. 중간 강도와 고강도를 2분씩 번갈아 밟는 약 10분 운동에 앞뒤로 5분씩 휴식을 붙인 구성입니다. 그 사이 참가자의 호흡을 실험실용 대사 분석기(COSMED K5)로 재서 실제로 쓴 에너지를 구하고, 같은 시간 동안 시계가 표시한 칼로리와 비교했습니다.
비교한 시계는 네 종류입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8, 삼성 갤럭시워치 5, 가민 포러너 955, 핏빗 센스 2. 대부분의 사람이 차고 있을 법한 브랜드가 다 들어 있습니다.
결과 — 넷 다 "더 태웠다"고 말했습니다
네 기기 모두 실제보다 칼로리를 높게 표시했습니다. 논문이 낸 기기별 평균 편향은 이렇습니다.

그림 2. 15분 남짓한 운동에서 시계마다 실제보다 2169kcal을 더 얹었습니다. 1525% 과대 추정을 500 표시에 대입하면 실제는 400~435입니다.
- 애플워치 시리즈 8: 실제보다 평균 +21.6kcal — 넷 중 가장 정확
- 갤럭시워치 5: +56.8kcal
- 가민 포러너 955: +68.6kcal — 가장 후하게 계산
- 핏빗 센스 2: 평균은 +3.1kcal로 작아 보이지만, 참가자의 13%에서 값이 크게 튀었습니다(이상값을 빼기 전 평균은 +128.6kcal). "평균은 좋은데 믿기 어려운" 쪽입니다
기기 사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뚜렷했습니다(p값 0.001 미만). 언론이 "15~25% 오차"라고 옮긴 수치는 이 기기들의 절대 백분율 오차 범위입니다.
계산을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시계가 500kcal이라고 했을 때 실제 소모량은, 15% 과대라면 500÷1.15 = 약 435kcal, 25% 과대라면 500÷1.25 = 400kcal입니다. 매일 500씩 찍히는 사람이 그 숫자만큼 더 먹는다면, 25% 오차 기준으로 일주일에 700kcal이 계산과 어긋납니다. 밥 두 공기가 넘는 양이 조용히 새는 셈입니다.
왜 틀릴까요 — 재는 게 아니라 추측이라서
손목에는 칼로리를 직접 재는 센서가 없습니다. 시계가 가진 건 빛으로 심박을 읽는 센서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가속도계, 그리고 내가 입력한 키·몸무게·나이입니다. 이 재료를 제조사가 공개하지 않는 공식에 넣어 "이 정도 뛰었으면 이만큼 썼겠지"라고 추정하는 겁니다.

그림 3. 공식은 '평균 체형'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평균에서 멀어질수록 어긋납니다.
이 연구의 핵심 발견이 여기서 나옵니다. 체지방률이 높을수록 모든 기기에서 오차가 커졌고(p값 0.01 미만), 그 기울기는 핏빗과 가민에서 가파르고 애플에서 완만했습니다. 같은 심박수라도 몸 상태에 따라 실제 에너지 소비는 다른데, 공식이 그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자주 제기되던 걱정 하나는 이번에 근거가 약해졌습니다. 빛으로 심박을 읽는 방식이라 피부톤이 어두우면 부정확할 것이라는 우려인데, 이 연구의 참가자 범위(피츠패트릭 III~V형)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p값 0.89). 다만 가장 어두운 V형 참가자가 적어 결론을 못 박기엔 이르다고 연구팀도 적었습니다.
그럼 시계의 어떤 숫자를 믿어야 하나요?
연구팀의 권고는 명확합니다. "칼로리는 정확한 측정값이 아닌 참고 수치로 쓰고, 심박수나 운동 강도별 시간 같은 다른 지표를 함께 보라." 시계의 숫자를 믿음직한 순서로 줄 세우면 이렇습니다.

그림 4. 직접 재는 값(심박·시간·거리)은 믿고, 계산하는 값(칼로리)은 참고만 합니다.
- 심박수와 심박 구간 시간 — 센서가 직접 재는 값입니다. "고강도 구간에 몇 분 있었나"가 칼로리 숫자보다 운동량을 더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 운동 시간·거리·걸음 수 — 역시 직접 세는 값이라 오차가 작습니다.
- 칼로리 절대값 — 참고만 합니다. 특히 "태운 만큼 먹기"의 근거로는 쓰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굳이 쓰려면 표시값에서 15~25%를 빼고 생각하세요.
- 칼로리의 변화 추세 — 같은 시계로 같은 운동을 한다면, 지난주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 비교하는 용도로는 쓸 만합니다. 오차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기 때문입니다.
오차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설정
공식의 입력값이 틀리면 결과도 틀립니다. 시계 앱에서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 키·몸무게·나이·성별을 최신으로 — 몸무게가 5kg 바뀌었는데 앱은 작년 값이라면 공식 입력부터 어긋납니다. 분기마다 갱신하는 습관이면 충분합니다.
- 운동 종류를 정확히 선택 — 자전거를 타면서 '걷기'로 기록하면 공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 손목에 밀착 — 심박 센서가 헐겁게 닿으면 심박부터 틀리고, 그 위에 얹힌 칼로리는 더 틀립니다.
- 같은 조건에서 비교 — 브랜드끼리 숫자를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위 결과처럼 브랜드마다 공식이 다릅니다.
자주 나올 질문
Q. 그럼 스마트워치 칼로리는 쓸모없는 건가요? 아닙니다. 방향은 맞고 크기가 부풀려진 겁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많이 움직였다"는 판단엔 충분히 쓸 만하고, "정확히 몇 칼로리를 먹어도 되나"의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이번 결과입니다.
Q. 최신 모델은 더 정확하지 않나요? 이 연구는 2022~2023년 모델을 썼습니다. 이후 모델은 센서와 공식이 개선됐을 수 있지만, 연구팀은 "현재 소비자 기기는 실험실 측정을 대신할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칼로리 모니터링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최신 모델의 수치를 확인한 별도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같은 태도로 보는 게 안전합니다.
Q. 체지방률이 높으면 어느 기기가 낫나요? 이 연구에서는 애플워치의 오차 증가 기울기가 가장 완만했습니다. 다만 참가자가 특정 인구집단(히스패닉 성인 58명)이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 시계 앱의 몸무게·키·나이가 최신인지
- 운동 기록의 '종류'를 매번 맞게 고르는지
- 식단 앱과 시계 칼로리를 연동해 "태운 만큼 더 먹기"로 쓰고 있진 않은지 → 연동을 끄거나 15~25%를 빼서 보기
- 운동량 판단 기준을 칼로리에서 심박 구간 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지
오늘 정리하면
- 시계의 칼로리는 측정이 아니라 추정 — 4종 모두 실제보다 많이 표시, 500이면 실제 400~435
- 체지방률이 높을수록 더 틀린다 — 피부톤은 영향 없음
- 믿을 건 심박수와 시간, 칼로리는 참고값 — 몸무게 갱신과 운동 종류 선택만 해도 오차가 줄어든다
이 글이 딛고 선 자료
- PLOS One, Body fat, skin tone, and the accuracy of smartwatch caloric expenditure estimates — 논문 원문(2026-07-29), 기기별 편향·체지방률 분석
- 이데일리, "오늘 500칼로리 태웠다" 좋아했는데…스마트워치 숫자 믿었다간 — 국내 보도(2026-09-02), 기기별 수치 인용
- 머니투데이, 스마트워치 맹신 금물…실제와 15~25% 차이 — 연구팀 권고 인용
본문의 수치는 해당 논문의 실험 조건(실내 자전거, 성인 58명)에서 나온 것으로, 다른 운동이나 최신 모델에서는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건강·체중 관리에 관한 결정은 전문가와 상의하세요.